The Place <곳> | Daeun Jung Solo Exhibition
​2022.09.15. (Thur) - 2021.09.25. (Sun) 10:00-18:00
Akunst Gallery X Paso Gallery | 92 Sungkyunkwan-ro, Jongno-gu, Seoul, South Korea​​​​​​​
작가노트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면 도시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빛을 내는 태양, 흔들리는 풀잎, 잔잔하게 흘러가는 물결.
아주 사소한 것들 모두 각자의 위치에 존재하면서 조용히 자신을 뽐내고 있다.
나는 커다랗고 힘이 센 자연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경외감을 동시에 느낀다.
멍하니 자연을 바라보고 있으면 고민은 사소해지고 치열했던 삶은 단순해진다.
살아가기 위한 사소한 고민들은 잠시 잊고 나에게 오롯이 집중한다.
나는 매우 조그만 존재라는 것을 느끼며 오히려 안도한다.
자연스럽게 있는 것들은 세상을 내 마음대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오만을 보기 좋게 깨부수면서
때론 그냥 흘려보내야 할 때도 있어야 한다는 여유를 알려준다.
나는 혼자 떠났던 지난 날의 여행을 되돌아보며 풍경을 선별하고, 그풍경을 아주 단순한 곡선과 직선의 형태로 재구성한다.
내 풍경의 곳곳에는 바람이 있다.
나는 자연을 보면서 느꼈던 풍경의 리듬과 결 그리고 공기의 움직임을 그리는데, 바람은 나의 풍경 속에 리듬과 질서를 부여한다.
흔들리는 갈대는 곡선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물결은 작은 직선으로 흩어진다.
이렇게 자연의 형태는 단순화되어 납작하고 평면적인 풍경으로 완성된다.
직선과 곡선으로 자연을 그리면서 나는 어떤 형태의 리듬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결이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나와 우리 모두에게 자신의 결대로 살아가면 된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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